우주항공과 전기차 산업의 혁신을 이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 내장됐다. 트럼프는 12일 "관료주의 해체, 규제혁파, 지출 절감을 통해 연방정부를 구조조정할 적임자"라고 발탁 이유를 밝혔다.
머스크는 취임 전부터 파격적 구상을 내놓았다. 연방정부 예산의 3분의 1에 이르는 2조 달러를 감축하고, 200만명에 이르는 연방 공무원도 대폭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트럼프가 대선 공략으로 내건 '작은 정부'의 구체적 청사진이다.
머스크의 이력을 보면 그런 개혁이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그는 스페이스X를 창업해 로켓 발사 비용을 30분의 1로 낮췄다.
이 과정에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규제와 끊임없이 맞서 싸웠다. 로켓 부품 사양에 대한 NASA의 온갖 규제가 비용 상승의 주요 원인이었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신규 공장 허가를 1년 내 받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을 때도 규제 기관에 도전했다. 주차장에 대형 텐트를 설치해 자동차를 생산한 것이다. 이런 그가 규제 혁파에 나설 것은 불문가지다. 머스크는 인력 감축도 주저하지 않는다. 트위터를 인수하고는 직원의 75%를 내보냈다.
윤석열 정부는 2022년 5월 출범 이후 공공부문 개혁을 강조했으나 성과는 크지 않다. 12일 "국가 공무원을 3006명 줄였다"고 자랑했는데, 그럴 일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12만명이나 늘어난 국가 공무원을 소폭 줄였을 뿐이다.
김대중 정부는 전체 공무원 수를 3만 1500명이나 줄인 바 있다.
재정 건정성도 걱정이다.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지난해 87조원에 이르렀고, 올해는 1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병장 월급을 200만원으로 올리고, 기초연금을 40만원으로 확대하는데 예산을 쓰는 게 옳은 일인가?
윤 정부는 보다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 트럼프가 했듯이 비용 절감과 규제 혁파에 헌신할 외부 인사 영입도 검토할 만하다. 머스크식의 구체적이고 과감한 목표 설정도 개혁의 추진력을 높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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